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Space X 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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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Space X Brand 인터브랜드가 물었다. 왜 ‘여기’에 주목하고, ‘저기’를 좋아하고, ‘거기’를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이는 “터가 주는 느낌과 태가 주는 감성이 좋아서”라고 했고 누군가는 “공간의 경험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고 그날을 기억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태어난 공간과 기존의 공간 모두, 이미 뿌리 내린 지역 사회와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제품이 놓여져 있는 공간이 매장 내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도 진지했다.

많은 브랜드들이 '공간'에 주목한다.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정의하고,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든다. 공간이, 결국 브랜드이기에 그것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의 요소들이 그 브 랜드가 가진 철학을.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매력적인, 자기 브랜드만의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번 브랜드레터에서는 ‘공간’을 주목하고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인터브랜드가 경험한, 인터브랜드가 생각하는 공간에 얽힌 이야기들이 그 해답을 찾는데 도 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터브랜드에서 재능기부 프로젝트로 디자인 한 '이퀄 초콜릿'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 reddot design award 2013' 에서 커뮤니케 이션 디자인 부문 수상을 하였습니다. (관련 40p 참조)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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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Report Expressing a brand in three dimen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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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nsight 'Attractive' Sp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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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Column SPACE; REBIRTH BY GOOD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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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브랜드 공간의 정수,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 현대카드 L-TFT 류수진 팀장 가상 스튜디오에서 '어디'로의 공간으로 - MBC, <아빠! 어디가?> 연출 김유곤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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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스토어 아이덴티티로 브랜드를 보여주다 - 삼양제넥스 어바웃미 브랜드 개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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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ew ■Project - 대교 그룹 CI 개발 - 기아자동차 K 시리즈 디자인 가이드 개발 - CJ 대한통운 사명 적합성 컨설팅 - SK Planet 101 Start up BI 개발 ■ Award - 인터브랜드, 재능기부로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 ■ Best Global Green Brands 2013 - 인터브랜드, '2013 베스트 글로벌 그린 브랜드 50' 발표 ■ 2013 Brand Seminar - 스토리는 계속된다 : 이유 있는 이야기, 브랜드 스토리 전략 ■ 9th Key Client Luncheon Meeting ■ Press Release - 인터브랜드 글로벌 CSO, 레슬리 버터필드


Interbrand 컨설턴트들이 분석한 심도 깊은 브랜드 보고서


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Brand Report

Expressing a brand in three dimensions 3차원 공간을 통한 브랜드 표현

Jens-Ole Kracht / Creative Director, Interbrand Zurich

브랜드에게 공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를 가질까? 브랜드를 공간에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간’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인터브랜드의 3차원 공간 전문가 Jens-Ole Kracht 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건축소재와 같이 공간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요소들이 브랜드에 대해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은행을 예로 들어 보겠다. 밝 은 색의 자작나무 소재로 이루어진 은행 인테리어는 밝고 친근한 인상을 주며, 스칸디나비아나 네덜란드가 떠오른다. 이런 분위기 라면 편안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반면 흑 단과 같은 짙은 색조의 목재가 주는 인상은 매우 다르다. 보는 이 로 하여금 엄숙함과 진지함을 느끼게 하는데, 그래서 도이치뱅크 나 UBS처럼 큰 은행에 가서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맨 직원들을 보 면 공손하고 정중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이렇듯 공간에 사용된 나무의 종류까지도 브랜드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3차원의 공간에서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로고를 벽 에 걸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것 그 이상이다. 잘 디자인된 공간에서 는 공간에 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모여 브랜드에 대한 하나의 공감

공간의 컨셉을 결정하는 기본 캐릭터 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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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브랜드 구현 프로세스 당신의 3차원 브랜드

6단계 : 가이드 라인 5단계 : 실행

6단계 : 세부 컨셉 3단계 : 컨셉 아이디어

2단계 : 3차원 워크샵 1단계 : 리서치와 분석

당신의 브랜드

각적 인상을 만든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요소들이 사람들로 하

방법은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는 데 효율적이고 매우 성

여금 브랜드의 비전과 전략, 포지셔닝을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것

공적인 도구가 된다. 각각의 프로젝트, 즉 모든 브랜드는 독특한 개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의 모든 디자인 요소들, 즉 컬러나 서체,

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표준화된 과정보다는 각 브랜드에 맞추

재료, 입체물들이 하나의 목표 아래 각기 제 역할을 하고 조화롭게

어 고객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접근법을 취하고 있

상호 작용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브랜드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다. 우선 기존 문서 자료와 함께 포괄적인 조사를 하고 요구사항

하나의 인상을 남긴다. 무역박람회의 전시나 소매점, 회사의 인테

이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하여 프로젝트에서 집중해야 할 초점을

리어 등 모두 마찬가지이다. 치밀하게 디자인된 환경은 브랜드를

명확히 한다.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최상의 방법으로, 그렇게 ‘3차원 워크숍’에서 기본적인 틀을 만든다.

함으로써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3차원으로 표현된 브랜 드는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실제적이고 오감을 만 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특별한 워크숍을 하게 되는데, 이 워크숍에서는 기존에 가 지고 있는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건축 소재를

브랜드를 위한 적절한 재료와 컬러, 형태, 분위기는 어떻게 선택

결정하거나, 공간이 브랜드를 어떻게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시각화

하는가?

해야 하는지, 어떠한 브랜드 경험을 주어야 하는지 등을 구체화한 다. 시장에서의 경쟁 관계 등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서 진행되어

인터브랜드는 건축적인 공간에 생명을 불어 넣어 3차원 공간을 하

야 한다. 이 워크숍을 통해서 고객과 함께 핵심적인 기준을 세우고,

나의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채우는 방법을 개발해 왔다. 이

이후에 진행될 디자인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한다. 또한 고객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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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Brand Report

하여금 브랜드가 어떠한 방식으로 3차원 환경에서 인지되는지 그

2. 두 번째 단계에서는 3차원 디자인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서너 가

원칙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지 키워드를 선택한다. 이는 말로 표현하는데 익숙한 대부분의 참 여자들이 편하게 워크숍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터브랜드는 우선 3차원 환경에서 브랜드 인지에 영향을 주는 요 소들을 하나의 표로 만들어 형태와 기능, 구조, 재료, 컬러, 빛 등을

3. ‘연상 이미지’ 기법은 디자인할 공간이 가져야 하는 느낌과 분

브랜드 가치라는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가치창조적인, 통합적

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게 한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

인, 기민한 같은 속성들은 독립적인, 투명한, 역동적인 등과 같은

들 중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디자인적인 단어들로 바꾸어 정리된다. 이 표는 워크숍과 그 이후

사진을 고르게 된다. 참여자끼리의 토론은 실제 선택된 사진들 이

단계에 필요한 기반이 된다.

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참여자의 발언과 토론내용은 기록되어 문 서로 남겨진다.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 1. 워크숍은 일반적으로 ‘건축적 원형’ 찾기 과정으로 시작된다.

4. 공간의 시각적 형태와 함께, 원형적인 재료들을 선별하면서 촉

이 과정의 주된 목적은 디자인할 공간이 무엇을 상징해야 하고, 어

각적 특성들도 결정된다. 참여자는 미리 선별된 재료들을 평가해

떠한 특성을 표현해야 하는가 등의 기본적 사항을 결정하는 것이

어떤 것이 브랜드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지를 결정한다.

다. 참여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주어진 이미지를 사용하여, 사 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 보호하는 공간과 과시하는 공간 등과 같

5. 딱딱하고 각진 것부터 둥글고 무정형적인 것까지 범위가 다양한

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을 축으로 한 맵으로 표시해 본 뒤 계획된 3

3차원 입체 형태들 중에서 브랜드가 연상되는 것들을 찾아 본다.

차원 공간에 적용한다.

이 형태들은 공간을 규정하는 입체물과 구조적 요소들에 대한 디

*3차원 브랜드 구현을 위한 실제 워크샵 모습

연관된 공간 디자인 형태

소재와 색 선정

소재 샘플 선택

무드보드의 정확한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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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보드 예시

자인 원칙을 규정하는데 사용된다.

2. 컨셉의 구체화: 이 단계에서 인터브랜드는 선별한 디자인 컨셉 을 렌더링 및 축척도(縮尺圖) 등을 통해 한층 발전시킨다.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다양한 요소들을 붙이 는 콜라주를 만들고 다른 참여자들에게 발표한다. 워크숍 기간에

3. 상세 기획 및 실행: 시공 계획이 전개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얻은 정보와 이미지 등 결과에 근거해 인터브랜드는 최종 결과로

위한 지시서가 구체적으로 만들어 진다. 재료, 컬러, 질감 등이 결

서 무드보드(moodboard: 디자인, 콘셉트, 주제, 아이디어 등을 한

정된다. 인터브랜드는 순조롭고 효율적으로 실행되도록 가능성을

꺼번에 모아 압축해놓은 보드- 역주)를 만든다. 무드보드는 브랜드

타진하고 평가하는데 도움을 준다.

와 그 브랜드의 특성을 표현하는 디자인 요소들 간에 중간적 역할 을 하며, 결과물에 대한 인터브랜드와 고객 간의 약속이자 이후의

4. 감독과 지침: 마지막 단계에서 인터브랜드는 시공과 프로토타입

모든 디자인 단계는 이것을 기반으로 평가된다.

의 발표를 감독하고 문서화한다. 이 과정은 고객의 브랜드에 맞춰 진행되는데, 이후 활동에 도움을 주는 지침이 된다.

그 후 나머지 과정은 다음의 네 단계로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1. 컨셉 구상: 무드보드에 근거해, 인터브랜드는 브랜드의 속성을 3차원으로 표현하는 핵심 아이디어를 몇 가지 디자인 컨셉과 함 께 구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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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슈를 Interbrand의 브랜드 통찰력을 통해 해석한 칼럼


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Brand Insight

"Attractive" Spaces 과거의 숨결을 전하는 현재의 공간들

Uzin Hwang / Design Director, Interbrand Korea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언어로, 비주얼로, 심지어 음악이 나 향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 모든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공간이라는 매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은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의미 전달 수단이다. 우리는 항상 오감을 통해 공간을 경험한다. 환경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 이 크기 때문에 흔히 공간을 ‘바라본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보는 동시에 냄새를 맡고, 듣 고, 만진다. 공간은 무게와 밀도를 지닌 존재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의 전율을 느 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공간은 단순한 공기의 집합체가 아니라, 힘을 지닌 유한한 실체 로써 우리 몸과 소통하게 한다. 이러한 소통을 통해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서도 각각 다른 경 험을 하게 되고 또 다른 개인의 고유한 기억과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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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New York, 옛날 이야기의 재탄생 가끔 뉴욕을 가면 가능한 시간을 내서 꼭 방문하게 되는 곳이 있 다. 과거에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나비스코 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첼시마켓', 흉물이었던 과거 화물 운송용 철도를 재개발하여 도 심 속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 시킨 '하 이라인 파크', 그리고 최근에 만들어진 '911 memorial park' 이다. 이 세 곳은 과거를 존중하고 유지하면서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 시 킨 성공적인 케이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쇼핑몰이 아니고 공원이 아니며 기념관이 아닌 과거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그래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메시지들을 방문객 들에게 전달 하고 있으며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각자의 경험을 바 탕으로 또 다른 의미을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첼시 마켓 내부

첼시 마켓 내부

Artistic, 첼시마켓 첼시마켓을 찾는 이유는 뉴욕 사람들의 생생한 일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이 기 때문이다. 쇼핑몰, 식당가, 식품점, 그리고 FOOD NETWORK이라는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메인으로 한 방송국까지.. 백 여년 전 쿠키를 만들던 공장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다양한 먹을거 리를 만들고, 팔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과거 과자 공장으로 쓰였 던 건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만큼 예전에 사용했던 인테리어 소품들을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낡은 벽돌, 훤히 드러나 있는 천정의 파이프들, 오랜시간을 함께한 커다란 시계, 과거 에 번창했던 나비스코 기업의 광고 문구들까지도 빈티지스러운 모습의 벽화로 남아있다. 이 러한 과거의 빈티지스러운 모습들과 현 세대의 다양한 상점들은 전혀 어색함 없이 어울려 있 고 한데 섞여 있다. 아티스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첼시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아트 작품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서면 박물관에 온 것 같기도 하고 미술관에 온 것 같 기도 한 묘한 느낌을 갖게 된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 뉴욕 첼시 에서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그 무엇 때문에 그곳을 찾게된다. 막 구워낸 빵의 달콤한 향은 마치 과거에 쿠키를 만들 때 번지던 향을 연상케 하듯 첼시마켓이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는 과 High Line

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며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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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Insight


New York의 오아시스, 하이라인 1847년 뉴욕으로 물건들이 들어오면 선박에서 바로 화물기차로 연결하여 물건들을 운송 할 수 있는 화물기찻길이 개통되었다. 그 러나 10th 애비뉴 스트릿 선상에 화물기차들이 다니면서 교통사 고가 끊임없이 생기게 되고 10th 애비뉴는 죽음의 길로 불리우 며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자 1929년 west side 스트릿 선상에 있 었던 철로를 지상에서 30피트(약 9미터) 위로 올리는 공사를 하 게 된다. 그렇게 약 35년을 운행해 오던 중 운송수단이 기차에서 트럭으로 바뀌어감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는 구간이 생겨나게 되 고 마침내 1980년 하이라인의 철로는 운행을 멈추게 된다. 그 뒤 오랜 시간 폐선로로 흉물스럽게 자리를 지켜오던 하이라인은 지 역주민들에 의해 공용화와 재활용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었고 마 침내 2009년 6월 9일 하이라인 파크의 첫 번째 구역(Gansevoort Street to West 20th Street)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그 후 2011년 6월에는 제 2구역이 공개되었고 현재 마지막 3번째 구간이 공사 중이다. 폐선로를 철거하자는 여론도 있었지만 하이라인의 친구들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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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의 소송과 끈질긴 대화와 타협으로 여론형성을 주도하고 결 국은 하이라인을 뉴욕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었다.

'옛 것을 유지하고 현대화 시켜 새로운 역할을 부 여하고 발전시켜 만들어낸 도심 속의 새로운 생 태 공원 하이라인. ' 9미터 정도 올라와 걸었을 뿐인데도 스트릿을 걸었을 때와는 전 혀 다른 낯선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허 드슨 강과 좀더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확 트인 하늘 그리고 강바 람에 실려 매번 다른 들풀들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은 대도시 속에서 작은 오아시스를 연상하게 된다. 이곳의 들풀들은 마치 오 래 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철길 사이 사이에 한아름 피어있 다. 들풀의 향기를 맡으며 걷다 보면 과거에 다양한 화물을 실은 2

기차가 달렸던 철길이 그대로 유지되어 바닥에 노출되어 있는 것 을 볼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다시 한번 과거의 발자취를 생각하게 되고 역사를 되새기며 우리의 삶 속에 그 역사가 살아 숨쉬게 되 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흉물스럽고 이제 더 이상 철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단순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그 길을 따라 바쁘

한 생각과 판단으로 철거해 버렸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

게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자신의 예술을 나누기 위해 거리로 나

험을 제공하며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내는 이곳은 존재하지 않았

온 사람들,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 공간은 각각 전혀 다른

을 것이다.

의미와 가치로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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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Brand Insight

1 911 Memorial 2 High Line 위에서 바라본 뉴욕 시내 모습 3

3 911 Memorial

New York의 의지와 희망, 911 Memorial

욱더 강하게 일어나겠다는 의지와 희망이 한 그루의 배나무로 보

마지막 공간은 진정한 세계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그

들이 그곳에서 자라고 있다. 참담했던 그날의 현장 사진, 울부짖

라운드 제로의 911 Memorial 이다.

는 사람들의 울음 소리,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들이 아니라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south pool, north pool 이라 불리우는 커

나무 하나, 돌 하나, 떨어지는 물소리가 만들어내 는 공간의 경험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고 그날 을 기억하게 한다. 바로 공간이 가진 힘이다.

여진다. 그리고 마치 수많은 새로운 희망처럼 400여 그루의 나무

다란 정사각형이 보인다. 두 정사각형의 풀이 위치해 있는 곳은 예전 쌍둥이 빌딩 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던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의 빌딩이 서 있었던 바로 그 곳이다. 비록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 만 쌍둥이 빌딩의 발자국은 깊게 남아 바로 그곳으로 끝없이 물

생명을 다한 공장, 흉물이 되버린 철로, 아픈 상처의 흔적들을 무

줄기가 떨어져 내린다.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는 그날 그들이 흘린

조건 무너뜨리고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보존하고 당시

눈물같기도 하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주듯 씻어주는

의 삶을 되새기며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여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

것 같기도 하다.

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얼마나 아끼고 보존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우리 삶의 터

두 커다란 풀 사이에는 400그루 이상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전이었던 시장이 눈깜짝할 사이 없어져 버리고 곧 얼마 지나지 않

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나무 하나가 있다. 바로 911 그날 사고후

아 번쩍 번쩍한 새 건물이 들어선다. 이렇듯 모조리 허물고 획일

에 살아남은 단 하나의 나무이다. 이 배나무(Callery pear tree)는

화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는 순간 과거의 시간은 역사 속에서

“survivor tree" 라고 불리우며 이 메모리얼 플라자에서 가장 중

만 남아있게 된다.

심이 되는 위치에 놓여있는데 바로 이 나무의 생존이 이 메모리얼 플라자의 기본정신과 연결된다고도 할 수 있다. 911사고 후 미국

Seoul, 우리의 옛날 이야기

인들이 외쳤던 'we stand' 라는 문구는 바로 그날 살아남은 배나 무 한 그루가 보여주고 있다. 사고의 현장을 덮어버리지 않고 오

지금 한창 공사중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동대문 디자인

히려 그 자리에 그들을 물로 위로해주고 기억하는 공간 그리고 더

플라자는 동대문 운동장의 자리에 새롭게 지어지고 있다. 미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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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Line 안내판

High Line 에서 바라본 뉴욕

향적인 건물의 디자인과 혁신적인 구조로 세계의 귀추가 주목되

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다.

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디자인 산업의 허브가 될 것이며 주변 상

핀란드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Juhani Pallasmaa)는 다음과 같

권 발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

이 말했다.

구석에는 허전하고 아쉬운 감정을 지울 수 없다. 현재 동대문 디

“우리는 우리가 시간의 흐름 속에 뿌리박고 있 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일은 건축의 임무이기도 하다. 건축은 무한한 공간을 품고, 그 속에 우리를 거주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건축은 무한한 시간을 품고,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를 거주하게 만들어 야 한다.”

자인 플라자가 들어서고 있는 곳은 국내 최초의 근대 체육시설이 있었던 곳이고 3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동대문 시장터이며 무 엇보다 600년 역사 유적지로써 여전히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는 역사적 장소이다. 아주 어렸을 때 아빠 손을 잡고 난생처음 야구경기 구경을 갔던 곳이 바로 동대문 운동장이었다. 야구가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그 저 아빠와 동생과 함께 나들이 가는 것이 마냥 즐거웠고 열심히 관중석을 뛰어다니던 것이 생각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 공 간에 대한 그들만의 기억과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동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삶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한다. ‘발

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거대 UFO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히 그

전’ 과 ‘효율’이란 이름 앞에 모든 것이 희생되고 있고 그 엄청난

생긴 모양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과거의 기억들이 일순간

속도에 우리의 기억마저 뿌리 째 뽑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

사라지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별명일 것이다. DDP를 설계하면서

각이 든다.

발견하게 된 역사적 유물과 성곽을 보존하기 위해 ‘동대문역사문 화공원’을 만들고 성곽 역시 거대한 DDP건물 옆에 돌담의 모습 으로 복원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우리의 찬란한 역사가 최첨단 건 물 DDP와 얼마나 잘 어우러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지 의문이 든다. 삶과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공간에는 그 공간만의 고유한 무엇인 가가 있다. 이러한 가치는 쉽게 얻을 수 없다. 세월의 켜, 삶의 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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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외부 전문필진의 시각으로 보는 브랜드 칼럼


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Brand Column

SPACE; REBIRTH BY GOOD DESIGN 공간; 디자인으로 환생하다

Sukwoo Hong / Fashion Journalist, Photographer

2006년 겨울 즈음일까? 친하게 지내던 패션 디자이너가 안트워프 에 다녀왔다. 꽤 오래 머물다 온 그의 얘기 중 흥미로운 것은 어떤 ‘클럽’ 얘기였다. 땅거미가 지고서도 한참 지나서 문 여는 클럽인 데, 겉보기에는 폐공장이라는 거다. 적막과 함께 덜컹거리며 올라 가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내리니, 거짓말처럼 음악의 향연이 펼 쳐지고 있었다고 했다. 어릴 적 상상이나 만화 속에서 볼법한 풍경 이 당시 유럽의 작은 도시에 펼쳐졌다. 당시 상상만으로도 ‘아, 한 번 꼭 가보고 싶다’고 느꼈다.

그 상태로 수십 년을 지속하면, 아름답거나 기능적이지도 않은데 다 국적마저도 모호한 변종 공간들이 줄기차게 들어서게 된다. 하 지만 이처럼 여러 한계가 중첩되어 있다고 해도, 이미 벌어진 일들 을 아쉬워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한정된 국토 안에서 이미 용도 폐기된 건물을 영리하게 재구성한 공간들이 우리 눈에 하나둘 보이 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제법 커다란 규모를 자랑하는 공간도, 작 지만 알차게 제기능을 구사하는 공간도 생겨나고 있다.

동네 '당구장'에서 문화의 중심지로

이처럼 생명을 다했거나 용도 폐기된 공간이 리뉴얼 후 새로 태어 나는 예가 우리나라 곳곳에도 늘고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의 국가이다. 필연적으로 공간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 도심지와 문화 공동체 역할의 대도시들 또한 몇 곳 되지 않는 다. 심지어 지난 수십 년간의 도시계획은 난개발(亂開發)의 온상이 었다. 난개발된 공간은 당시에는 일정 구실을 할 수는 있어도, 후대 까지 생태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양한 사회 비용과 문제를 유 발할 때가 잦다. 동네를 구성하는 건물들은 심미성과 기능성이 모 두 아쉽거나, 우리가 보존하고 이어나갔어야 할 전통의 모습들이

용산구 한남동의 ‘대림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 장’은 근래 가장 흥미로운 공간 중 하나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미술 관(대림 미술관)이 만든 대안 공간이라는 점과 기존 미술관에서 열 리던 대규모 대중 전시와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인, 패 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소규모 창작집단 등 좋은 작 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전 시가 구슬모아 당구장 안에서 펼쳐진다.

순식간에 단절되는 식이다. 그들의 소개를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디자인, 시각 미술, 건

홍석우 / Sukwoo Hong 패션 저널리스트 '당신의 소년기, yourboyhood.com'사진가, 수필가 그리고 <스펙트럼 (spectrum)> 편집자. 2000년대 중반 이후 패션 바이어, 스타일리스트, 패션 강사 등으로 활동. 현재 '패션'과 '서울'을 중심에 둔 작업을 다양한 채널로 소개 중이다.

축, 음악, 문학,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정된 젊은 작가 10팀 ‘10 영 크리에이터즈(Young Creators)’와 함께 2013년 총 11회

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80평(264㎡)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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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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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 되는 공간 전체를 예술을 위한 대안 공간으로 바꾸면서, 그 안 에 상징적인 당구대 하나를 그대로 남겼다. 필자가 처음 방문한 지 난 3월 초순에는 패션 디자이너 최철용의 프로젝트 팀, ‘씨와이초 이(Cy Choi)’가 한창 전시 중이었다. 흰 벽과 기둥뿐인 널찍한 공 간 곳곳에 직접 붙인 그래픽 디자인과 캔버스 위의 사진과 영상, 씨 와이초이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퍼포 먼스가 열리고 있었다. 기성 예술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이 전시 는 ‘대안공간’을 지향하는 구슬모아 당구장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동네 귀퉁이 어디에나 있던 ‘당구장’을 전혀 다른 목적 의 공간으로 바꾸면서도 이름을 고스란히 남긴 이곳은, 새로운 문 화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한남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변화의 시작, 풍요를 꿈꾸다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전시된 '씨와이초이(Cy Choi)' 전

한남동에 위치한 구슬모아 당구장 입구 모습

서울도서관 내부

서울시청 광장의 터줏대감이던 ‘옛 서울시청’ 또한 공공을 위한 목

여 서울의 역사적 상징성도 살렸다. 고속 개발 시대이라는 명목의

적으로 거듭났다. 다소 흉물스러워 안타까운 새 서울시청을 뒤에

난개발을 자행했던 지난 대한민국 역사에서, 오랜 청취를 지닌 공

두고 잔디 광장을 앞에 우뚝 선 ‘서울도서관(Seoul Metropolitan

간들이 거짓말처럼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보곤 한다. 하지만

Library)’은 서울특별시 옛 청사를 개축하여 개관한 시민 도서관

최근 서울시의 모습을 보면, 그러한 개발 지상주의에 제동을 거는

이다. 서울도서관 공식 웹사이트(http://lib.seoul.go.kr)의 소개로

모습이 보인다. 외국 유명한 도시에 방문했을 때 항상 부러웠던 것

는, ‘약 20여만 권의 장서와 5미터 높이의 벽면 서가, 장애인 자료

은, 그들의 경제 규모라든지 소득 수준뿐만이 아니었다. 과거에서

실과 서울 자료실 등을 갖추고 서울 시내 320여 개 도서관 자료를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은 ‘과거’를 결코 소

한 번에 파악하는 통합 도서검색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홀히 하지 않았다. 지금 옛 서울시청은 하루 1만여 명의 시민이 찾

1926년 청사 건립 당시의 외벽과 홀, 중앙 계단을 그대로 복원하

는 도서관으로 변했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시민들의 접근성 또 한 좋고, 그 커다란 규모에 걸맞은 장서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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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열린다.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가 서울의 미래를 더 풍요롭게

치르며 명맥을 이은 옛 서울역사는 이제 새 이름과 모습을 찾았다.

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문화역 서울 284’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대한민국의 역사를 고스

란히 담은 공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고친 것이다. ‘284’라는 이

공간, 문화를 이야기하다

름은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284호인 옛 서울역사에서 따온 이름으 로, 바쁜 사람들이 오가는 새 서울역사 바로 옆에 문화를 이야기하

서울시가 주도하여 공공건물을 새로 바꾼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는 공간이 생긴 셈이다.

바로 ‘문화역서울 284’이다. 한국고속철도(KTX) 시대 이전의 서울 역은 방문할 때마다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고풍스러운

공공 기관 외에도 이와 비슷한 공간들이 제법 있다. 구두 특화 단

건물 내부는 당시에도 첨단이었지만,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

지로 유명한 성동구 성수동에는 여전히 가동 중인 공장들이 오밀

樂)이 드러나기에는 그만한 장소도 없었다. 2004년, 거대한 대형

조밀 들어서 있는데, 성수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대림

할인점과 백화점이 덤으로 들어선 민자역사가 신축되면서 서울역

창고’는 말 그대로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고친 곳이다. 수백 평

앞에는 ‘옛’이라는 단어가 추가됐다. 사람들은 으리으리한 새 서울

은 족히 되는 넓은 공간은 노출 콘크리트와 철골 구조를 고스란히

역사로 몰렸다. 옛 서울역은 그렇게 텅 빈 공간이 되었다. 그 후 옛

드러내면서 아주 최소한의 수리와 보수를 거쳤다. 작년부터 패션

서울역사가 사라지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몇 번인가 기

과 음악 관련한 행사로 제법 화자 되기 시작한 이곳은 작년 겨울, ‘

능했다. 2007년, 옛 서울역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남긴다는 당시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와 ‘에이치앤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발표 이후 첫 번째 프로젝트는 패

엠(H&M)’의 협업 컬렉션 파티가 열렸고, 그전에는 ‘캐나다 구스

션 디자이너 홍승완의 ‘스위트 리벤지(Sweet Revenge)’ 컬렉션

(Canada Goose)’의 발매 행사가 열렸다. 딱히 구역이 나뉘지 않

이었다. 안에 있던 상가와 개찰구 등이 모두 사라진 오래된 역의 로

은 넓은 공간이라 공연이나 영화 촬영 세트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비는 마치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옛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 행사를

근대도 아닌 현대에 지은 창고 건물이 여전히 ‘공장 지대’로 성업

문화역 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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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대림 창고'(좌)와 '캐나다 구스(Canada Goose)' 발매 행사(우)

중인 공간에 떡하니 들어선 모습은 자못 흥미로운데, 상공업 지구

공장’인데, 철재 상가 거리의 건물터에 지은 이곳에서는 지역 예술

에서 가장 ‘핫’한 문화 중심지로 변모 중인 뉴욕 ‘미트패킹(Meat

프로그램을 비롯한 국내외 예술가들의 지원 프로젝트(Mullae Arts

Packing)’ 지역처럼 오래된 건물들이 새로운 사람들과 움직임을

Plus) 등이 진행되고 있다.

만나 탈바꿈하는 것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전적으로 ‘공간(空間)’의 의미는 명료하다. 어떤 ‘ 영역’이나

변방에서 새로운 역전의 공간으로

‘ 세계’를 뜻한다. 건축학에서의 공간은 거기에 조금 더 살을 붙인

다. 심미적(審美的)이면서도 기능적(技能的)이어야 한다. 심미적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개별 공간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

이라는 것은 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그야말로 다양한 인류

자인을 만나 변모한 다양한 예를 한데 모은 지구이다. 영등포구 ‘문

의 경험이 축적된 표현 양식과 방법이 생기기 마련인데, 기능성의

래동 예술 창작촌’이 바로 그곳이다. 1960년대부터 생긴 철재 상가

측면에서 바라본 공간 디자인이란 종종 공간의 아름다움을 포괄하

와 공장지대는 2000년대 들어 그 힘을 잃어갔다. 소위 역세권 주변

는 개념이 된다. 어떠한 용도를 띈 공간, 즉 기존의 일정한 실용성

에는 대형 아파트 단지가 생기기도 했지만, 개발이 강타한 여느 몰

을 지닌 공간들에 고정관념을 깬 디자인을 더하는 작업만으로 새

개성한 서울 동네들과 다를 바 없었다. 홍대에 밀집했던 예술가와

로운 무언가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이미 생명을 다

창작자들이 기업형 비즈니스에 밀려 점차 변방으로 밀리면서 이곳

한 공간을 살려내기도 한다. 기존 공간에 다른 목적을 불어넣고, 그

의 역전(逆轉)이 시작됐다. 2005년경부터 더 싼 값에 작업실을 구

에 걸맞은 디자인으로 재구성한다. 새 건물을 짓지 않고도 새로운

하던 작가들이 하나둘 공장 지대의 빈 건물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공간이 태어나는 셈이다.

이다. 그들이 머물던 홍대와 비슷하게 몇몇 예술가들의 조용한 아 지트이던 이곳은 2007년경부터 ‘새로운 곳’을 찾는 방문객을 맞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디자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

이하게 된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시 또한 이곳을 도시 정책의

다. 결국 새로 태어난 공간과 기존의 공간 모두, 이미 뿌리 내린 지

관점으로 바라보게 됐다. ‘디자인 서울’을 주창했던 오세훈 전(前)

역 사회와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디자인은 단지 외형만

서울 시장은 이곳을 당시 서울시의 ‘컬쳐노믹스’ 지구 중 하나로

을 바꾸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 모습을 유지하고, 발전해나

명명했다. 지역 주민과 새로 유입한 예술가들이 함께 머물고 그들

가는 것은 결국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몫이다. 결국 공간

이 창작한 문화 콘텐츠를 다시금 주민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실험

과 사람은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서울시가 지은 ‘문래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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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일상을, 그들의 인생을 만나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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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1

브랜드 공간의 정수,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L-TFT 류수진 팀장

Harry Woo / Consulting Manager, Interbrand Korea Yeji Tak / Staff, Interbrand Korea

누구에게나 가고 싶은, 찾고 싶은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 가회동 북촌 골목 사이 자리잡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몰입하게 만드는 공간. 아마도 현대카드여서 가능하지 않을까 브랜드와 마케팅이 범람하는 시대에 혁신적인 시도와 변화로 늘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현대카드. 그들만의 공간에 대한 '정의'와 '철학'이 자연스레 궁금해 진다. 브랜드에 대한 공간의 정의를 '라이브러리'로 보여준 현대카드의 류수진 팀장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대카드에서 가회동에 개관한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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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내부

Q 어떻게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

2007년부터 수퍼 콘서트를 맡으며 컬쳐 마케팅 팀에서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디자인

러리를 담당하게 되셨나요?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1년정도 준비를 해서 올 초에 개관을 했습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딩 활 동은 수퍼 콘서트로 견인을 하며 시작해 왔는데 대내적인 needs로서 ‘지적 브랜딩(Intellectual Branding)’ 쪽으로 확장시키고자 했습니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그 시작으로 탑 매니지먼트 에서 처음 어젠다를 셋팅 해주었습니다. 프로젝트 특성상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 였고 다른 기업에서 하기 전에 시작해야 하는 보안상의 이슈도 있었기 때문에 TFT(Task Force Team) 팀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일차적으로 오픈을 했고 지금은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TFT 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Q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가장

현대카드의 기본적인 브랜딩 목적은 회사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궁금한 것이 왜 ‘공간’이냐는 것입

현대카드의 사상과 정신(Spirit)을 담아 보여주고 공감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니다. 공간이 모든 경험의 총체이

그동안 컬쳐 마케팅이 그것들을 이끌어 왔다면 2011년부터 내부적으로 언급하고 강조하기 시작

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House of

한 것이 ‘expression’의 개념입니다. 브랜딩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expression’이라

the purple도 그렇고, 한남동에도

는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그 맥락에서 보았을 때 기존 현대카드가 제시하던 라이프 스타일에 있

Black 카드 회원이 이용하게 될 멤

어서 잘하지 못했고, 리더십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바로 스페이스 브랜딩과

버십 공간을 짓는 것으로 알고 있습

오브젝트 브랜딩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물론 ‘하우스 오브 더 퍼플’도 있고 현대카드 사옥도

니다.) 이렇게 공간에 주목한 이유

있었지만 ‘하우스 오브 퍼플’은 해당 멤버십 회원들로 한정되고 사옥은 임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는?

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과 철학을 보여주기에 오픈된 공간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인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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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nterview

항의 ‘에어 라운지’가 그 중 오픈된 공간이긴 했지만 스페이스에 보다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많은 회원들에 게 ‘expression’을 제공하고 경험하게 하고자 더 확장된 회원들 을 대상으로 한 경험을 주는 공간을 제공하자고 계획하였습니다. 오브젝트 브랜딩에서는 일상에서 계속 볼 수 있는 소품으로 ‘it 워 터’가 이미 출시되었고 그 다음에 이마트와 함께 ‘오이스터 프로 덕트’가 나왔습니다. 또한 2012년에 최초의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계획하면서 이 두 가지 잠재적 영역을 브랜딩 영역에서 전략적으 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Q ‘지적 브랜딩(Intellectual Brand)’라는 것이 흥미로운데 많은 공간들 중에서 왜 ‘라이브러리’를 선택하셨나요?

현대카드의 브랜드 스타일, ‘How to’의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현대카드 브랜딩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일 반적인 것에서 반전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었는데요. 모든 신용카 드 회사가 진정성 있고 신뢰를 주는 착한 이야기만 할 때 현대카 드는 스타일리쉬 하고 젊고 파격적인 메시지를 추구했던 것이 반 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마케팅을 할 때도 처음에는 반신반 의 했어요. 레전드들을 불러 내한 공연 콘서트를 할 때도 마찬가 지로 처음에는 한국에 과연 올까? 우리시장을 무시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거기서 반전을 만들어 화두를 던지고자 했어 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입구

라이브러리를 한 이유는 공간 중에 선택을 해야 했는데 결국 같은

맥락에서 선택되었습니다. 지금 디지털화 되어 가는 시대에 반전을 보일 수 있는 화두는 아날로그라고 생각하였고 아날로그의 약간 작은 시 작으로 ‘모던 타임즈’를 만들었죠. 어떻게 보면 너무나 많은 검색과 인스턴트가 난무하는 시간에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생각했 어요. 그것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연결해서 생각했고요. 그 때 아날로그 ‘북’이라는 것이 중요한 매체였고 그것이 모일 수 있는 공 간은 라이브러리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도서관이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재능기부(Talent donation)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단순히 기업관점에서 CSR 활동이 아니라요. 한마디로 디지털화된 이 시대에 제시할 수 있는 반전화두의 소재로서 라이브러리가 적합하였습니다.

Q 공간의 컨셉측면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What’ 이라는 이슈가 있었는데요. 왜 디자인이냐는 것이죠. 테마를 정할 때 두 가지

가회동, 북촌이라는 장소에서 디자

로 고민을 했습니다. 가장 잘하는 부분, 그리고 가장 잘 해야 하는 부분.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부

인 라이브러리를 만든 이유는요?

분과 앞으로 가져야 할 부분이 그 두 개입니다. 시작은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 강화하는 것이 좋겠

이렇게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한 이

다고 생각했고 그 몇 가지 중 ‘디자인’은 이미 가지고 있었고 라이브러리가 현대카드의 큐레이션

유는 무엇입니까?

(Curation)을 담아 가장 차별화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정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스 페이스인데요. Location부분에서 라이브러리를 생각했을 context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디 에 위치했을 때 서울에서 가장 사색과 몰입을 잘 할 수 있을까, slow context를 경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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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고려하며 라이브러리의 전달력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왜 여기 가회동일까요? 저희는 가장 집중했던 것이 책이었습니다. 공을 많이 들였는데 한 정된 예산에서 좋은 책을 많이 사려다 보니 인테리어는 기존 건물을 잘 살리면서 잘 살리고 돈으 로 책으로 풍성하게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전에 이곳에 있던 서미 갤러리 장 소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여기 라이브러리는 터가 주는 느낌과 태가 주는 감성이 너무 좋았습니다. 가회동의 ‘터’와 이 중정의 ‘태’가 다른 것과는 비교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여 기를 선택했고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뒤 좋은 책이 있었습니다. 세번째의 중요한 축이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전세계의 좋은 책들을 모은 것에 헌신을 다한 것이었습니다. Q 공간을 통해 고객들에게 브랜드

팀원이 4명이었는데 2명이 교대로 출산 휴가를 가게 되었어요. 거의 그래서 full time 기준으로는

를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 이론적으

거의 3명이서 하게 되었죠. 저도 그 동안 많은 프로젝트와 행사들을 기획하고 실행해 와서 대충

로는 쉬울 것 같은데, 실제 그것을

의 계획은 세울 수 있었는데 라이브러리는 정말 백지에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theme을 정하

실행하여 보여주는 것은 절대 쉬운

고 스페이스를 정하고 컨텐츠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선택할 때 탄탄한 밑그림을 있

일이 아니며, 여기서 실력차가 나

어야 시작을 잘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연간에 대한 일정도 계획하기가 힘들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온다고 생각하는데요. 프로젝트를

에 대한 task도 모르겠고 몇 개월 전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수백 가지의 것들이 필요했습니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무

다. 그러기 위해서 엄청난 조사와 스터디가 필요했어요. 책도 정말 많이 읽었는데요 예를 들면 분

었이었나요?

류 청구기호를 다룬 백과사전부터 사서들이 보는 문헌 정보 책까지 엄청난 자료 조사를 했습니다. 디자인을 선택하기 전에는 디자인 이외의 분야도 조사해야 했답니다. 나중에 라이브러리가 오픈 되었을 때 왜 라이브러리에요? 왜 디자인이죠? 왜 여기 있죠? 왜 서가는 여기 있고 왜 분류체계 는 이렇죠 라고 물었을 때 모든 이유를 현대카드의 철학적 관점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Logic을 탄탄하게 하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 다음의 큰 고민은 이 공간에 들어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가에 책이 몇 권 들어가는지 평균 권수를 세어보았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하는 데 공식은 없더라고요. 어떤 책이 들어갈지도 몰라서 대략 만 권 정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측정 되었습니다. 그 뒤 사장님께서 여기에 단 3000권만 꽂히더라도 책 한 권 한 권이 왜 꽂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 을 들었을 때 딱 감이 왔습니다. 얼마만큼의 책이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는지요. 그래서 되 려 삼천 권을 넘어서 만권을 의미 있게 채우자고 팀원들끼리 이야기 했습니다. 사장님의 기대치 가 저희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이죠.

희귀서적 서가로 장갑 착용후 열람이 가능하다.

2층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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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내부

Interview

라이브러리 내부 모습 2층 서가 2층 안내도

Q 공간에는 건축뿐만 아니라 책,

디자인 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은 조명, 조경, 컵 하나, 책, 선반 하나까지 모든 사소한 것들이 현대

식음료, 조명, 소품부터 동선까지

카드스러움으로 보여줄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수단입니다. 현대카드스러움의 집약체로 만들자라

총체적인 것을 담아야 하는데요.

는 것이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여기 이 컵 하나만 보아도 의자 하나만 보아도 아 현대카드답다 라

공간이 중요하다고 할 때 그 속의

는 것을 방문객에게 전달함으로서 현대카드를 느끼고 로열티를 전달하는 것이죠. 그래서 그 모든

구성요소들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것들을 세심하게 챙기기에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인덱스 같은 경우도 한글로 해야할 지 영어로

그런 것들을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해야할 지부터 시작해서 인덱스를 어떻게 나열할 것인지 직접 모든 것을 만들었습닌다. 카페의

특별한 기준이 있었나요?

메뉴 보드도 아날로그적인 컨셉을 살리기 위해 직접 뉴욕에서 사진을 찍어 공수했을 정도로 모든 것에 이유를 설명할 수 있도록 현대카드스러움을 담았습니다.

Q 현대카드스러움이라는 것이 과

반전이라는 것은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말하는 것이고, 현대카드스러움은 존재하는 통념이나 관

연 무엇인가요? 이노베이션이나

습에 있어서의 새로운 도전과 화두를 제시하는 브랜드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대카

반전인가요?

드스러운 브랜딩은 우리가 흔들어야 할 통념과 관습에 다른 화두와 가치를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Q 기본적으로 금융회사이기 때문

지금의 현대카드스러움은 최근에 정의된, 정리된 정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슬로

에 신뢰, 안정 이런 것들이 중요했

건부터 시작해서 쭉 변해왔었구요. 그리고 놀라운 문화마케팅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면서 기저에

을 텐데 왜 이런 광고 카피를 선택

깔린 것이 결국 현대카드스러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셨는지, 이러한 반전 화두를 제 시하는 것이 결국 현대카드스러움 이라고 할 수 있나요? Q 디자인라이브러리가 처음 의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하게도. 모든 회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한 것처럼 일반 대중들, 회원들에게

‘First Card’로서 현대카드를 쓰는 고객들은 공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현대카드가 브랜딩을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Why’ 에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현대카드스러움에 대한 재정의를 끊임없이 하고 밑단의 로직을 탄탄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모두 드러나지는 않지만 모여서 현대카드스러움이라는 것을 전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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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에는 브랜딩을, 브랜드마케

어느 정도는 공유가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남다른

팅을 잘 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은

안목도 필요하구요. 디테일에 대한 집착 등등 기본적으로 사내에 다섯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

데, 그런 기업들 중에서 결국 차이

것에 대한 이해를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탄탄하게 다져져 있다고 생각합니

를 만드는 것은 디테일이라고 볼

다. 그것을 저희 본부장님께서 정리를 하셨었는데 실무자 입장에서 저는 너무나 명쾌했고 도움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내부적으

되었습니다. 물론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라 해도 이런 것까지 하겠어? 라고 생각할 수 있고 브랜드

로 디테일에 대한 눈높이가 어느

마다 편차가 있겠지요. 기대수준에 대한 기준 같은 것들도요. 공유가 잘 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기

정도 공유되어 있나요? (현대카드

대수준관리(Expectation Management)가 잘 되어있기도 해요. 기대수준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

가 디테일을 잘 챙기고 거기서 차

과물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도 해요. 그리고 실제로 Top Management에서도 설마

이를 낼 줄 아는 원동력은 무엇이

하는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체크하십니다. 사장님, 고문님, 브랜드 본부장님, 저희 팀이 작업

라고 생각하시나요?)

하면서 하나하나 수 백 가지의 시안들을 놓고 고민을 하니까요.

Q 현대카드의 파격적인 행보를 부

그런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감동스러웠던 것이 다른 것들보다

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디테일에 대한 칭찬과 찬사였어요. 예를 들면 책을 NHN이 도서관을 만든 것처럼 저희도 교보문

공간 역시 보여주기 위한, 잘난 척

고에 의뢰해서 책을 쭉 진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저희는 수십 개의 벤더와 출판사와 직거래를 하

하기 위해 공간을 만든 것은 아닐

는 그 부분부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머천다이징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그런 영세

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출판업체들과 업계를 상대하면서 상당히 불확실한 진행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감수하면

데요?

서 결국 일 년 뒤에 멋지게 보여주자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어 이 책은 일본 가서야 볼 수 있던 책이었는데 이제 여기서 볼 수 있게 되었네'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어떻게 이 좋은 책 들을 어떻게 하나로 모았을까' 하는 생각들을 합니다. 실제로 블로그부터 시작해서 모든 입소문 까지 홍보팀에서 분석하기로는 부정적인 의견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구요. 확실히 기존 프로젝트 와 런칭부터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는 일정 부분 고 객들이 보여지는 모습으로서 느낄 수 있는데 라이브러리 자체가 책을 바탕으로 정적이다 보니 그 속성을 진심으로 느끼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가회동 한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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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현대카드 오이스터 제품

Interview

라이브러리 1층 전시장

Q 최욱이라는 건축가와 일을 같이

건축가 최욱님은 이전 서미갤러리가 있었을 때 리노베이션을 담당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이

하셨는데 그분에게 어떤 공간을 만

공간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분이라면 좋은 점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전달

들어 달라고 주문했나요?

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와 전략을 설명해 드리고 그에 맞게끔 공간을 제안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날로그나 스페이스 브랜딩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를 설명 드렸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공간 자체가 매칭이 잘 되게끔 공간에서 잘 전달되도록 요청 드렸습니다. 그분의 크리에이티브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터치 하지는 않았고, 최대한 건축 쪽에서 특성을 잘 파악하고 살릴 수 있도록 했습 니다. 세세하게 요구하지 않고 어떤 이미지였으면 좋겠다 라는 정도로만 전달을 했습니다. 영감을 받기 위한 긴장과 이완이 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전달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컨셉 이 잘 담겨진 것 같습니다.

Q 이 공간에 대한 외부의 폭발적

저희끼리도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습니다. 하면서 고생한 것만큼이라도 잘 될까 불안했는데

인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광고도 하기 전에 입소문으로 유명해 져서 예상치도 못했습니다. 그 동안 공연과 같이 화려한 것 들만 하다가 정적인 공간이라 사람들이 오긴 올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대기표까지 쓰게 되었어요. 대기표를 오픈 전에 만들면서 이걸 쓸 일이 있을까 했는데 첫 주부터 200명 넘게 대기해서 입장 했어요. 해외에서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투어 프로그램조차 없는데 말이죠. 투어를 하면 책보는 사람들이 시끄럽고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안 하는 것 또한 현대카드스러움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래서 프로젝트를 생각하신 사장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팀원들과 이야기 했습니다.

Q 현대카드처럼 브랜딩을 하려면

저는 열정인 것 같아요. 국영수 같이 뻔한 답일 수도 있지만(웃음) 저한테는 늘 힘이 되는 원동력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를 고민하는

이에요. 쉽지 않은 프로젝트를 할 때 제가 많이 알아서라기 보다는 열정이 있으면 방대한 자료나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해주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게 하는데 큰 모티베이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면 만약에 실패

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더라도 후회는 없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본 것이니까요. 또 좋은 브랜딩을 하려면 다들 아시겠지만 이런 것을 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탑 매니지먼트의 오픈 된 마인드가 있었어요. 그런 의식과 마인드가 먼저 되어야 열정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그 래서 브랜드를 책정하는 방식과 평가하는 방식과 저희가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요. 그게 CEO의 시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라는 조직과 활동들이 계속 확장하고 리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현대카드가 가지는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저희가 처음에 꿈꿨던 것처럼 책 한 권 뽑아서 디자인라이브러리 어딘가 앉아서 현대카드스러움

있다면

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영감과 사색을 느끼고 경험하는 공간이 계속되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 아요. *이미지 출처 :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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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nterview 2

가상 스튜디오에서 '어디'라는 공간으로 MBC, <아빠! 어디가?> 연출 김유곤 프로듀서

Harry Woo / Consulting Manager, Interbrand Korea Yeji Tak / Staff, Interbrand Korea

요즘 일요일 5시에 이 프로그램을 안보는 사람이 있을까?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으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들과 아빠들이 있다. 무뚝뚝한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 딸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 자신의 사랑을 표현 못해 쩔쩔매는 아빠의 모습 등, 어딘가 모르게 우리 아빠와 닮아있는 아버지들과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개성 있는 아빠들과 아이들의 유쾌한 성장스토리, 그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아빠!어디가?>만의 프로그램 아이덴티티는 무엇일까? 또 프로그램 컨셉을 시작으로 네이밍, 전략 기획까지 그 성공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생각만해도 흐뭇해지고 궁금해지는 그들의 뒷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아빠!어디가?>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거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걸까요? 뭐랄까.. 사람들 내면의 무언가를 건드린 것 같아요. 결핍 같 은 것? 모든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은 현실에 기반을 둔 환타 지라고 보는데요. 연예인들이 가족들과 친해지길 바라며 변 화해가는 모습을 보며 그것에 시청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투 영하는 것 같아요. 우리들도 사실 부모님과 어색한 사이인 경 우가 많은데 그런 이들에게 공감과 그리움 그리고 추억을 떠 올리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또 최근 가족 캠핑이라는 것 이 유행하면서 더욱 맞아 떨어진 것 같기도 하구요. 가족에 대 한 그리움,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결합된 것 같습니다. Q 아빠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는 컨셉이 재미있습니다. 장 소, 촬영지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처음에는 오지 위주로 찾아 다녔습니다. 첫 촬영지 품걸리는 겨울이라 차로 산길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뱃길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오지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단 9가구 사는 마을이었는데 아이들이 걸어 다니며 소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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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nterview

돌아보기에 쉽고 편한 길들이 많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민국이가 폐가 같은 집을 보고 울기도 하고 후가 이장님 댁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기도 하는 등 에피소드가 많이 생겨 났던 것 같아요. 여행에서 ‘집 고르기’도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불편함을 이겨내 는 경험을 통해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만들어 낸 것인데요. 요즘은 아이들이 오지 에 적응도 잘하고 날씨도 좋아져서 체험거리나 배울 거리가 많은 곳을 가야겠다는 생각도 듭니 다. Q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하게

후배 PD 한 명과 작가 7명과 함께 브레인 스토밍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영화, 트렌드, 사람들이

되셨나요? 기획단계에서 브레인스

좋아하는 것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절대 하지

토밍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

말아야 할 말들’을 정해 두었는데 “전에 해봤는데 잘 안 됐어!”가 첫 번째 였습니다. 이 말이 나오

다.

면 이야기가 그 상태로 정지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에 안됐다고 해서 또 안 될 것은 없죠. 5 년 전에 MBC에서 했던 <친친>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으로 (시청률2%) 결국 폐지되었지만 <아빠! 어디가?>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 래서 처음 <아빠! 어디가?>기획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 때 잘 안됐는데 이번이라고 되겠어?’ 하는 식의 반응이었죠. 당시에는 가족의 사적인 스토리나 사연은 없었고 MC 중심인 프 로그램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최근 SBS의 <정글의 법칙>의 경우도 이전에 이미 오지 탐험 프 로그램 많았던 상황에서 김병만이라는 캐릭터와 여러 가지 스토리로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합니 다. 또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데, 이거 잘 될 것 같아”와 같은 발언도 금기어였습니다. 머 릿속에서는 아무리 대박의 그림이 그려진다 하더라도 사실 그 정도로 발상이라면 곧 누구나 예 측 가능한 뻔한 내용일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이것만큼은 꼭 하자!’하는 것들도 있었죠. ‘남자(타겟)는 버려라!’라는 것이었죠. 주말 예 능 프로그램에서 모든 시청자 대상을 모두 안고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작비도 지원도 크지 않았던 상황에다 유명 MC도 없었던 터라 정확한 타겟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30-40 대 여성들을 겨냥한 것이죠. 일요일 예능의 경우 시청자 연령대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런닝맨의 경 우 어린 초등학생들, 1박2일의 경우 어르신들이 주로 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기획 당시 KBS의 <남자의 자격>과 SBS의 <k팝스타>가 경쟁프로그램 이었는데 남자의 자격은 중장년층


(하지메테노 오츠카이)>라는 프로그램 에서 했던 것이기도 한데 이것이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는 요소로 들어갑니다. 물론 위험요소도 많았습니다. 일단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가는 설 정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를 많이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탈락, 입수, 경연 등과 같은 극 적인 요소들을 빼고 아빠와 아이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진심, 진정 성을 강조할수록 밋밋해 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 붕어빵>이라는 프로그램의 경우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하기 때문 에 모든 상황들이 미리 예측하고 컨트롤하기 쉬운 반면 스튜디오 를 벗어나는 순간 모든 상황은 예측 불가능해집니다. 이러한 밋밋 한 구성에서 올 수 있는 헛점을 오히려 역으로 생각해보았고, 이렇

김유곤 PD가 밝힌 <아빠! 어디가?> 성공의 원천

게 리얼로 통제 없이 촬영하는 과정에서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로 이, k팝스타는 젊은 친구들이 즐겨 보는 상황이어서 30대 여성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거의 24시간 내내 촬영을 했고 디테일한 부분

타겟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까지 편집에 신경을 썼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컨셉들을 저희 제 작진들과 공유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나의 팀이 하나의

Q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했다

생각, 컨셉을 가지고 있어야 프로그램이 잘 조화될 수 있다고 생각

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어떤 것에 벽을 만들면 안 된다고 했는데요. 예능 프로 그램이 가장 어려운 이유가 모든 면에서 패러다임이 계속 바뀌니

Q <아빠! 어디가?>라는 제목이 재미있으면서도 프로그램의 의

까 기존의 성공 공식이 적용이 안됩니다. 경험이 오히려 방해가

도를 잘 나타내는 거 같습니다. 프로젝트 제목에 대한 네이밍은 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성공했던 기억은 다 버려야 했습니

떤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인가요?

다. 지금의 일밤이 오랫동안 침체기에 있었던 것은 화려했던 시절

기획에서 의외로 가장 중요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네이밍

의 성공공식만 답습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다. 또 예

입니다. 보통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컨셉을 정하고 캐스팅하는 경

능은 주기가 워낙에 빠르기 때문에 잘 버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우가 있고 캐스팅을 먼저 하고 프로그램 짜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

더라구요. “이건 옛날에 해봤으니까 안돼, 이건 대박이야” 라는

이 네이밍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황금어장>의 경우 제

과거의 경험이 새로운 생각을 막는 것이죠.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

목이 포괄적이라 유동적으로 프로그램의 컨셉이 바뀔 수도 있고

수록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죠. 반면 <아빠! 어디가?>의 경우 쉽게 프

같습니다.

로그램 컨셉을 바꾸기도 힘들긴 하지만 대신 명확하고 분명한 정 보를 알려줄 수 있는 전달력이 강합니다.

Q <아빠! 어디가?>의 성공요인을 좀 더 분석해 본다면.. 시청자 에게 어떤 요소가 매력적이었을까요? 이에 비해서 위험 요소가

<아빠 어디가>를 네이밍 할 때 <붕어빵>이라는 프로그램의 1박

있었다면?

2일 버전이라는 모방으로 보일 까봐 굉장히 고민을 했습니다. 그

매력 요소는 우선 개성이 각각 다른 가족 구성들이 각 가족들만의

래서 처음에는 아이들이 등장하니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지으면

매력을 확실히 보여주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더 유사한 이미지를 줄까봐 강력하고 힘있는 제목을 많이 후보에

들면 이 가족은 이렇고 저 가족을 어떠하다라는 이야깃거리를 찾

올렸었습니다. 예를 들면 <엄마는 없다>,<즐거운 불편>등이 있

아가는 것이죠. 사실 현재 프로그램 안에 기획되어 있는 아이들이

었는데 결국 프로그램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아빠! 어디가?>

장보러 가는 것도 90년대에 일본에서 했었던 <처음 하는 심부름

로 결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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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Case Study

Q 캐스팅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나 전략적으로 고려한 점이 있나

었습니다. 김성주씨의 경우도 보편적인 40대 아빠를 대표하기도

요?

하고 실제로 본인이 아이와의 관계가 어떨지 생각을 자주 하는 편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위해 서로 다른 가족 구성의 가족 캐릭터에

이라 적합했던 것 같았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캐스팅을 의도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 많은 아 빠 컨셉에는 성동일. 젊은아빠의 대표로는 윤민수 이렇게 말이죠.

성동일씨의 경우 예전에 <브레인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을

또 보수적인 아빠의 이미지로 성동일, 개방적인 아빠로는 이종혁,

했을 때 재미있고 예능감이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았습니다. 또한 얘

윤민수씨가 맞아 들었습니다. 실제 방송을 하면서는 딸바보 송종

기하다 보니 가족에 대한 애정이 많았고 보수적인 사람이기는 하

국씨나 여러 다른 아빠들의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도

지만 육아에 대한 욕심이 큰 것이 느껴졌습니다. 스케줄이 많아서

했습니다.

아들 준이와 많은 시간은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다고 했는데 그럼 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방송

사실 캐스팅 단계에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빠 연예인들을 리스

에 나오는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것이죠. 그래서 아이를 연예인으

트업 해서 만나보기도 했습니다. 여러 연예인들과 섭외를 하던 중

로 만드는 게 아니라 진짜 아빠와 하는 여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윤민수씨를 <나는 가수다>에서 만나 섭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젊

대본 없는 방송을 약속했습니다. 아이에게 방송을 부담주지 않고

은 아빠 이미지와 함께 실제로 사석에서 아들과 티격태격하는 모

진짜 일상을 보여주는 의도를 강조한 점에 결국 승낙을 하게 되었

습이 좋아보였죠. 김성주와는 입사 동기라 예전부터 친했는데 아

습니다.

나운서를 할 때 재미있는 모습을 잘 알고 있어서 캐스팅 하게 되 아빠와 아이의 스토리 라인에서 시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성장 스토리로 발전해 나가는 이야기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발전되었고 장기적으로는 관계의 변화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구상을 하게 되 었습니다. 결국 여러 고민을 거치기고 하고 트렌드를 관찰해 나가 며 캐스팅이 되고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브랜드 담당자 및 관련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저의 요즘 고민이 ‘잘 버려야 한다. 과연 어떻게 버릴 것인가’ 입니 다. 사실 그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제 머릿속의 화두입니다. 가진 게 없으면 버릴 것도 없는데 너무 많다 보면 때로는 버리기도 어렵 고 버리는 게 불안해 집니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것들보 다 못한 부분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인터브랜드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 가를 초빙하여 인사이트를 얻고 정보를 나누는 시간인 Play with Experts! 프로그램 이후 진행하였습니다

<아빠! 어디가?>프로그램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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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와 파트너사가 함께 만드는 생생한 브랜드 개발 스토리


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Case study

스토어 아이덴티티로 브랜드를 보여주다 : 삼양제넥스 어바웃미 브랜드 개발 스토리 삼양제넥스 H&B 팀(하지연 부장, 강준규 과장, 정인원 과장) 인터브랜드 황유진 디자인 총괄 이사

Harry Woo / Consulting Manager, Interbrand Korea Yeji Tak / Staff, Interbrand Korea

길거리를 지나면 수십 가지 종류의 화장품 로드샵들을 보게 된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매장을 통해서 브랜드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 매장을 통해서 똑똑하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알려나가는 브랜 드가 있다. 영등포에 이어 홍대에 새로운 ‘어바웃미’ 스토어를 오픈 한 삼양제넥스팀을 만났다. 신규 카테고리에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을거 같은데, 어바웃미 브랜드가 시장 내에서 어느 정도 정착했다고 생 각하시나요? 하지연 부장(이하 하) : 아직 정착이라고 하기는 섣부른 것 같습니 다. 저희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 샵들과 비즈니스 모델과는 조금 달 라 통상적으로 신규 브랜드가 초반에 공격적으로 오픈하는 것과는 달리 내부적으로 검증하고 준비하는 시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그 래서 현재까지 테스트 개념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선 할 것을 보완하고 다듬고 안정이 되면 본격적으로 스토어를 확장 및 전개할 예정입니다. 어바웃미 브랜드 프로젝트에는 제품의 BI에서부터패키지, 용기 디 자인은 물론 매장에 대한 스토어 아이덴티티(SI)를 잡는 부분까지 진행되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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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다고 생각했나요? 처음 생각했던 컨셉 대로 잘 되었나요? 하 : 애초에 매장 공간의 기본 컨셉은 선반 하나가 모듈(Module) 이 되어 하나하나의 셀 역할을 하여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었습니 다. 그 속에서 제품이 각각 독립적으로 디스플레이 되는 것이었는 데 화장품이 라인별로 엮여야 하다 보니 처음의 갤러리 같은 깔끔 하고 심플한 컨셉보다는 좀 더 카테고리 별로 디스플레이 되는 변 어바웃미 CI

화가 생겼습니다. 매장을 오픈 하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지속적 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는데 최초의 컨셉을 유지시키는 것이 어려 우면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황유진 인터브랜드 디자인 총괄 이사(이하 황) : 처음에 포커스 했 던 것은 우리나라에 없는 새로운 컨셉의 매장을 만들고자 했습니

기본 Color System

다. 다만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각 제품과 기능을 소개 하는 것과 브랜드 전체를 동시에 소개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 두 가지의 밸런스가 중요했고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 입장에서는 브랜 드에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했습니다. 어바웃미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기본 컬러 컨셉을 바탕으로 기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을 하며 발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제안한 기본 가이드

제품 용기 패키지 디자인 시안

가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 줄 것 같습니다.

매장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전문적인 서비스를 엮어내는 메타포

인터브랜드에 프로젝트 의뢰를 하기 전에 어떠한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던 컨셉이 있으셨나요? 하 : 공간을 기획한다는 것이, 공간 디자인이라는 것이 참 쉽지 않 은 거 같습니다. 최근 들어 다양한 브랜드가 런칭하고, 이에 따라

브랜드에서 소비자들의 경험이 중요시되고, 그 과정에서 공간이 그

브랜드 샵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브랜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공간이 갖는 중요성, 상징성에 대해서 어떻

드 샵에 와서 확인해 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 브랜드들이 많

게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공간을 포함해서 업계에서 고객들이 가

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바웃미 같은 경우는 건강기

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능식품과 화장품이 함께 판매하는 것이 컨셉이고, 카운셀링처럼

정인원 과장(이하 정) : 1차적으로는 시각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광

기존 브랜드샵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좀 더 전문적인 공

고 비쥬얼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2차적으로는 매장에 방문했을 때

간으로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로고 디자인도 건식을 뜻하는 ‘인’과

분위기나 느낌이 디스플레이된 섹션 제품부터 전체 분위기까지 다

화장품을 뜻하는 ‘아웃’이 잘 보여졌기 때문에 그것이 엮어내는 메

양한 인지 요소로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특히 홍대 매장 같은 경우

타포로서 매장을 기대했습니다. 또 컨설팅 하듯이 피부측정을 통

는 대리석과 같은 소재들을 공간에 사용함으로써 기존 스토어들과

한 카운셀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샵에서 건식

다르게 고급스럽고 중후한 느낌을 주고 그것이 차별화된 느낌으로

과 화장품을 함께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고

제품을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제품이 놓여져 있는 공간도 매장

객들이 화장품 샵처럼 느끼게도 하고 약국 같은 느낌도 보이도록

내에서만 보여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소비자의 공간

공간을 구성하는데 있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쓰고

으로 이동되었을 때도 또 하나의 공간을 구성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있습니다. 타임스퀘어는 1호 매장은 다소 규모가 작아 구현에 한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가 많았는데 홍대 매장에서 많이 개선이 되었고 명동 매장에서는 좀 더 소프트한 공간으로 구현하도록 준비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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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Case Study

공간이 소비자의 공간으로 이동되었을 때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전달

든 것들이 BI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발전되기 때문에 기본이 되는

프로젝트를 진행 하면서 어바웃미의 공간이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

요했습니다.

BI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신규 브랜드로써 어바웃미가 개 발된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아이덴티티를 잘 가져가는 것이 중

다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었나요? 황 : 전문적인 공간이요. 뭔가 내가 문제가 있을 때 여기에 와서 그

하 : 만약 부분 부분별로 각기 다른 회사랑 작업을 하다 보면 그 흐

것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처음부터 많이 했어요. 저

름이 끊기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었

도 카운셀링 프로그램을 받고 싶더라고요. 여자라면 모두 고민하

던 인터브랜드에서 진행을 하게 되었고 그 부분에서 특히 좋은 결

고 가질만한 문제들을 찾고 해결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공간으로

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다만 스토어 아이덴티티쪽에서 인터브랜

되기를 원했어요. 실제로 그런 쪽으로 개발하려고 계속 노력하였

드에 직접 시공까지 진행했으면 좋았을 땐데, 내부 사정상 다른 곳

습니다.

과 작업하게 되어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기존 시공방식 의 틀을 깨면서 디테일 한 부분을 작업해야 했는데 조금 까다로웠 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이 함께 한다는 컨셉이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었는데 어떻게 하나로 이끌어 냈나요? 하 : 컬러로 많은 부분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총 5개의 컬

강준규 과장(이하 강) : 참고로 1호점 타임스퀘어 시공을 할 당시에

러 컨셉으로 섹션을 나누었는데 인터브랜드에서 칼라를 라인에 맞

는 타 시공 업체 직원들이 와서 매장 디자인과 현장을 보고 신기해

게 잘 잡아주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이 함께 한다는 컨

하고 흥미로워 했었습니다. 기존 일반 매장들과 다르게 고급스럽고

셉도 중요한지만 동시에 5가지 제품 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도 중

새로운 스타일의 디자인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고 하더라구요.

요했고 그것을 매장 내의 공간에서도 잘 보여지도록 시각적으로

황 : 저희도 파리 오피스에서 제안했던 매장 디자인으로 진행하게

연출하였습니다.

되어 흥미로웠는데 그쪽에서 제안했던 디자인이 무엇보다 새로우면서 의외로 비용도 비싸지 않았고 시공

어바웃미 프로젝트가 용기 패키지 로고부터 공간까지 진행되었

자체도 어려운 기술이 아니어서 좋았던

는데 특별히 공을 들이거나 진행과정에서 힘들었던 부

것 같아요.

분은? 황 : BI(Brand Identity) 개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패키지부터 어 플리케이션까지 모

홍대 어바웃미 매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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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컨셉 스케치

감성적이고 새로운 이미지 접근을 위해 파리 오피스와 협업

어바웃미 스토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강 : 아직은 런칭 초기라서 그런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이 같이 구비된 브랜드는 처음이라 신기해 하는 편입니다. 피부 진단 프로

파리 오피스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제시하고 솔루션을 제

하 :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대학교 때는 원하는 대로 이미지

공하는 부분에서 브랜드 만족도가 크다고 합니다. 단순히 5~10분

를 나열하고 구현하는 형태로 진행했는데 회사에서는 실무 위주이

이 아닌 30~40분의 깊은 카운셀링을 통해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

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이 생략되고 잊었었는데요. 그런 점에서 파

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구매패턴을 분석해 보면 신규 고객보다

리 오피스는 감성적이고 이미지의 전체적인 것들을 다르게 접근하

재구매 고객 비율이 큽니다. 이런 부분들이 모두 매장 내에서 직접

고 많이 생각하게 해주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

이루어진다는 점이 어바웃미의 전문적이고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

부터 정말 저희 브랜드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각합니다.

유익한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데요. 어바웃미만의 차별화 전략은 황 : 일반적으로 인터브랜드는 특정 오피스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

무엇인가요?

보다 여러 오피스와 협업할 때 더욱 더 즐거운 분위기에서 재미있

강 : 기본적으로 컨셉 자체가 먹고 바르는 토탈 솔루션이다 보니 일

게 일하는 편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환경도 공유하고 업무 자체

반 고객들이 화장품만 사용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도 함께 직접 준비해가니 더 얻는 것도 많고요. 실제로 대부분의 클

건강기능식품으로 고민하고 분석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화

라이언트들이 해외 오피스 직원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피드백도 잘

장품카테고리를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디톡스, 피부고민

커뮤니케이션 해주어서 시너지 효과가 얻었습니다.

해결, 에이징, 피부 컨트롤, 면역 관리, 일상 케어 등 이렇게 나눠져 있다보니 일반 브랜드에서 케어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같이 담당하

하 : 보통 해외 오피스와 작업 하면 주로 메일로 왔다 갔다 하는 편

고 있습니다. 먹는 것하고 바르는 것의 공통 컨셉이 있기 때문에 확

이라, 감성적인 부분이라 디테일한 부분을 서로 주고 받기 어려운

실히 시너지 효과가 생깁니다.

편인데, 인터브랜드는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실제로 세 번 정 도 직접 파리 오피스에서 방문해서 프리젠테이션과 미팅을 함께

경쟁사라 생각하는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정 :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애매합니다. 타 브랜드를 보면 잡 화식으로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데 어바웃미는 직접 제조부터 개발,

황 : 저희 내부적으로도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너십

판매까지 하니까요. 다만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저희가 진입한 마켓

도 떨어지고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

이 화장품 시장과 엮이다 보니 비슷한 이미지를 줄 수는 있지만 지

브랜드에서는 해외 오피스와 협업할 경우 직접 방문하는 것을 선

향하는 방향성이나 브랜드 컨셉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호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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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Case Study

1. 왼쪽부터 삼양 제넥스 어바웃 미 팀(하지연 부 장, 강준규 과장, 정인원 과장)과 인터브랜드 디자 인 총괄 이사 황유진 2. 어바웃 미 타임스퀘어 1호점 내부 모습

1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 진행할 때 컨셉 개발에서부터 BI 개발, 패키 지 디자인, SI 개발 등 모든 과정을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 사정이나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분리해 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파트너사로 인터브랜드를 선택하신 이유는?

2

하 : 다른 해외 디자인 전문 회사와 인터브랜드 사이에서 고민을 했 었는데 다른 회사는 제품 디자인까지만 가능했고 인터브랜드는 스

어바웃미에게 인터브랜드란?

토어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포함한 전체 과정을 커버할 수 있어서

정: 요즘 ‘모두의 마블’이라는 게임이 유행인데요. 인터브랜드가 그

선택했습니다. 과거 인터브랜드가 개발했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

게임의 ‘황금열쇠’라고 생각해요. 전문적인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이 파트너사로 정한 결정적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비슷

모인 집단이며 저희가 생각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팁을 주고 가이

한 형태의 브랜드를 다루었던 경험을 신뢰했기 때문이죠.

드를 주고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강 :‘새로운 친구’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든든한 지원

황 : 모든 단계마다 쉬운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어바웃미 프로

자, 동반자가 생긴 느낌입니다.

젝트는 단계마다 비교적 명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BI도 처음 제 안했던 컨셉 중에 최종안이 선택 되었고요. 검증도 여러 번 해나

하 : 저는 ‘생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바웃미를 생각하면 인터브

갔습니다.

랜드가 떠오르고 인터브랜드하면 어바웃미가 생각나기 때문입니 다. 어바웃미 브랜드를 통해 제 스스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구요.

5년, 10년 후 어바웃미는 어떤 브랜드였으면 좋겠나요?

앞으로 어떻게 브랜드를 키워갈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하 : 심플한 브랜드였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SK-2보면 로고부 터 제품까지 심플하고 복잡하지 않은데요. 어바웃미도 애초에 만 든 다섯 가지 카테고리와 브랜드 아이덴티티 안에서 더 담백하고 심플한 이미지로 유지해 나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있는 브랜드가 되 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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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 및 내외부 브랜드 관련 소식들


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t's New

It's New- Project

대교 그룹 CI 개발

기아자동차 K 시리즈 디자인 가이드 개발

창립 37주년을 맞이한 대교

기아자동차 K 시리즈 엠블럼이 일관된 기

그룹이 새로운 CI와 비젼을

준과 통일성이 결여된 채 적용됨에 따라

개발 및 선포하였다. 새로운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을 위해

CI는 사람 중심의 경영 철

K 시리즈 엠블럼의 시각적 체계를 구축하

학을 바탕으로 대교 그룹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통해 사람이

였다. 알파벳 K와 각 시리즈별 숫자를 동일한 조형적 일관성에 따

더 크게 성장하고 자라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특히, 기존의 심볼

라 일치시킬 뿐 아니라 질감까지 통일시켜 각 시리즈가 패밀리 브

형 디자인 대신 워드마크형 디자인을 적용하여 본격적인 글로벌

랜드임을 인지할 수 있게 디자인 하였다. 기존보다 명확하고 일관

경영에 대비하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 및 비전을 제고하는데 중점

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기아자동차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일

을 두었다. 메인 컬러 블루그레이는 신뢰감을 주도록 하였고, 레

것이다.

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동시에 사람 형상을 표현하여 삶에 대한 열정과 풍요를 나타내었다.

CJ 대한통운 사명 적합성 컨설팅

SK Planet 101 Start up BI 개발

CJ그룹의 통합 물류 사명 검

IT계열 예비창업자들을 멘토링하고 육성하는 SK Planet의 '101

토 프로젝트에서 기존 CJ GLS

Startup Korea' 프로그램의 BI 개발 프로젝트. 창업을 준비하는

브랜드와 대한통운의 상호명

젊은이들의 밝고 창의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101숫자의 형태를 심

에 대한 검토와 New Name

볼화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또 Cyan,

개발 필요성을 검토하였다. CJ그룹 차원의 시너지 및 일체감,

Magenta, Orange의 컬러들을 적용함으로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Corporative Vision의 측면, 사명의 차별성 측면등 다양한 관점에

전달하는 동시에 그래픽 모티프로 확장 및 적용하여 브랜드 이미

서 사명 적합성을 검토한 결과 'CJ 대한통운'이라는 사명으로 최

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디자인 하였다.

종 결정되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측면에서 영문 사명에 대 한 Validation까지 검토 및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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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ew- Award

인터브랜드, 재능기부로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수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아름다운 커피 공정무역 브랜드 ‘이퀄 초콜릿’ 제품

인터브랜드가 세계 제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

다. 패키지 디자인은 색색의 열매가 자라는 카카오 나무를 컨셉으

인 어워드(reddot design award)’에서 ‘이퀄 초콜릿’ 제품으로

로 표현한 것으로 포장재에는 카카오 열매를 그려 넣어 제품을 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하였다.

낼 때 나무가 자라는 듯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는 저개발국 생 산자와 자연을 살리는 공정무역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이퀄 초콜릿’은 인터브랜드가 지난 2012년부터 사회적 기업인

세련된 디자인이다.

아름다운커피에 디자인 재능 기부로 함께 만든 인스턴트 원두커 피 ‘이퀄 아메리카노’ 이후 두번째 제품으로 인터브랜드의 지속

문지훈 인터브랜드 대표는 이번 수상과 관련하여 “재능기부를 통

적인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

해 ‘브랜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라는 인터브랜드의

에서 수상의 의미가 더욱 크다. 또 ‘이퀄 초콜릿’ 은 출시 이후 아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 목적으로 시작

름다운가게를 비롯한 여러 유통 매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일

했는데 이렇게 수상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 라고 말하였다.

뿐만 아니라 공정무역 제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

대외적인 좋은 반응에 힘입어 인터브랜드와 아름다운커피가 함께

에게 인정받고 있다. 기존 공정무역 제품들이 일반 제품에 비해서

진행하는 ‘이퀄’ 패키지 리뉴얼 작업은 그 세번째 작업이 진행 중

디자인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인식 또한 이퀄 패키지 리뉴얼을

에 있으며 오는 9월 ‘이퀄 페루 코코아’제품을 통해서 인터브랜더

통해 세련되고 친근하며 디자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내외부

들의 노력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평가를 통해 바뀌었다.

*공정무역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 들은 아름다운커피 홈페이지(www.beautifulcoffee.com)를 참고하시기

2013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이퀄 초콜릿’ 은 아름다운커피의 공정무역 브랜드인 ‘이퀄’ 브랜드의 유기농 초

바랍니다.

콜릿 제품으로 ‘리얼 다크’와 ‘스위트 다크’ 2종으로 구성되어 있

이퀄 초콜릿 디자인을 담당한 인터브랜드 디자이너들

이퀄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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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t's New

It's New- Best Global Green Brands 2013

인터브랜드, ‘2013 베스트 글로벌 그린 브랜드 50’발표 - 자동차 산업 강세, 토요타 3년 연속 1위 영예, Top 10 브랜드 중 5개 차지 -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16위, 현대자동차 34위. 기아자동차는 37위로 첫 진입.

인터브랜드가 지난 6월, 전세계 가장 친환경적인 50개 브랜드

톰슨로이터의 ASSET4 자료 등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또한, 소비

를 선정하여 ‘베스트 글로벌 그린 브랜드(Best Global Green

자 인식 조사는 전세계 주요 10개국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프

Brands)’를 발표했다.

랑스,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중국, 인도) 소비자 10,000명을 대상 으로 진행되었다.

일본 최대의 자동차 브랜드인 토요타가 베스트 글로벌 그린 브랜 드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닛산, 포드, 노키아, UPS 는 올

제즈 프램턴(Jez Frampton) 인터브랜드 회장은 이번 평가와 관련

해 가장 큰 상승폭으로 상위권에 올랐고, 네슬레(Nestle), 기아자

하여 “베스트 글로벌 그린 브랜드를 특별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동차, 자라(Zara), 콜게이트(Colgate)는 처음으로 베스트 글로벌

것은 그것이 기업의 실질적인 친환경 활동 성과와 소비자들의 인

그린 브랜드 50에 선정됐다.

식을 검사하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기업 전략을 개발하는데 필 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환경에도 긍정 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전자는 작년 대비 9단계 상승한 16위, 현대 자동차는 34위, 기아자동차는 37위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자동차 는 올해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하였다.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문 지훈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비즈 니스 전략의 필수적인 부분이라 생각하며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녹색산업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평가 결과에서 일곱 개의 자동차 브랜드(1위:토요타 / 2위:포드 / 3위:혼다 /5위:닛산 /7위:폭스바겐 / 13위: BMW / 17위:메르세데스 벤츠)가 상위권에 자리잡는 등 2012년에 이어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 브랜드로의 강세를 이어갔다. 상위권에 위 치한 이들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친환경 활동을 위한 그들의 노력 이 소비자들의 인식에까지 이어져 얻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평가는 ‘인터브랜드 2012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의 100대 브랜드 중 기업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브랜드의 친환 경 활동 성과(performance)와 ▲기업의 친환경 활동 및 노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perception)의 2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평 가하였다. 친환경 활동 성과 분석은 딜로이트가 제공하였으며 공 개된 실적 자료, 지속가능 발전 보고서, 탄소공개프로젝트참여 및

Best Global Green Brand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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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ew- 2013 Brand Seminar / 9th Key Client Luncheon Meeting

2013 Brand seminar 스토리는 계속된다: 이유 있는 이야기, 브랜드 스토리 전략 Jaeyuhn Choe/ Verbal Branding Consultant, Interbrand Korea 스토리의 가장 위대한 힘은,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인터브랜드 민은정 상무의 ‘브랜드 스토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 둘 모여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자라나, 많은 사람들의

근본적이고도 명쾌한 설명으로 세미나는 시작되었다. 이어 고객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커다란 영향력이 될 때 발휘된다. 즉 스

을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스토리를 창조하기 위한 인터브랜드의

토리를 만드는 것은 스토리 자체가 아닌, 그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브랜드 스토리 기법, 브랜드 스토리의 전략적 관리를 위한 브랜드

향유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스토리 아키텍처에 대한 풍부한 예시와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스토리 세미나도 하나의 작은 기사에서 시

두 번째로 암웨이의 조양희 전무의 강연으로 진행되었다. 조양희

작되었다. 브랜드 레터에 실린 암웨이 브랜드 스토리 개발 프로젝

전무는 암웨이 브랜드 스토리 개발 사례를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고, 이에 대한 브랜드 스토리 세미

높일 수 있는 스토리개발에 관한 디테일한 기법들을 공개하였다.

나로 이어졌다.

기업으로서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 그에 대한 해결책 으로서의 브랜드 스토리, '100% 진실로 이루어진 스토리'라는 암

7월 12일 오전 9시,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스토리 전략 세미나가

웨이만의 컨셉들은 매 순간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하게 만들

시작되었다. 모두를 걱정시킨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정되어

었다.

있던 70명의 소규모 세미나를 100명으로 늘릴 만큼 스토리에 대 한 열기는 뜨거웠다.

브랜드 스토리 세미나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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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t's New

마지막으로 인터브랜드 문지훈 대표가 글로벌 케이스들을 통해

보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등 브랜드 세미나 이후에도 스토리를

스토리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강연이 막바지로 접어들었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다.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 스토리를

고객에게 말하는 것이 아닌, 고객 스스로가 말하도록 만드는 브랜

어떻게 브랜드 경험으로 만드는 지, 또한 내부 임직원들과 어떻게

드 스토리. 이 브랜드 스토리라는 공통의 주제 안에서 각각의 개성

공유해야 하는지, 스토리가 어떠한 ROI를 창출할 수 있는 지 등

넘치는 브랜드들만의 스토리를 어떻게 발견하고, 또 어떻게 발전

현실적이면서도 브랜드 스토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메시지로

시켜야 할 것인가. 인터브랜드는 브랜드 스토리에 많은 부분을 기

채워졌다.

대하고 있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세 강연들을 통해, 스토리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일수도,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영리하게 계획된 기법일수도, 또한 디지털과 함께 진화해가는 미

것이다.

디어일수도 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요즘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알맹이 없는 강의들이 너무 많은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강의를 들었습니다.”, “꼭 연락 주세요. 물어

9th Key Client Luncheon Meeting 디자인은 '말'한다–김신 대림미술관 부관장 지난 5월 30일, 9번 째 Key Client Luncheon Meeting이 열

*KCLM(Key Client Luncheon Meeting)

렸다.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고루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아, 연사

인터브랜드 주요 Client를 위한 자

를 섭외하는 데 꽤 공을 들였다. 대림미술관의 젊은 부관장. 17년

리로 격월 마지막 주에 진행된다.

녹록치 않은 시간을 디자인과 함께한 前 월간디자인 편집장 김신.

'Brand&Story', 'Brand&Number' 등 브랜드 관련 주제에 대한 저명인

그가 들려주는 디자인은 보는 이에게 ‘말’을 거는 시각적인 언어

사를 모셔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다

다. 쉽게 말해서 지금으로부터 몇 백 년 전 나폴레옹의 망토가 슈

음 미팅은 'Brand&Engagement'

퍼맨의 빨간 망토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펄럭이는 망토만 봐도

라는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영웅’을 떠올린다 것이다. 곡선, 유선형의 디자인을 볼 때 ‘첨단’

을 떠올리는 것도 같은 이치다. 실체가 어떤 모습이든, 보여지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 는 것이다. 이제, 김신 부관장으로부터 받은 인사이트를 ‘브랜드 디자인’의 관점으로 좁혀보자. 우리 회사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어떤 모습 으로 말을 건네고 있을까?

KCLM 뒷 이야기 대림미술관 스페이스 프로젝트. 구슬모아 당구장 관람 길종상가전이 한창인 그곳에서 김신 부관장과 참석하신 분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유쾌한 담소를 나눴다. 기업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 의 임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기를.

강의중인 김신 대림미술관 부관장과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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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ew- Press Release

[매일경제 인터뷰] 인터브랜드 글로벌 CSO, 레슬리 버터필드 브랜드 전략의 대가 레슬리 버터필드 인터브랜드 CSO 브랜드가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 다. 고객들은 브랜드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판단하고 더 나아가 기업에 대 한 이미지까지 오랜 기간 자신의 무의식 속에 심어버린다. 최근 방한한 레슬리 버 터필드 인터브랜드 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세계적인 브랜드 전문가로 꼽 힌다. 인터브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브랜드 100개를 매년 선정해 발 표하는 세계 최대 브랜드컨설팅업체다. 버터필드 CSO는 인터브랜드의 전략컨설 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메르세데스 벤츠, 영국항공(British Airways)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컨설팅 했을 뿐 아니라 영국 노동당의 브랜드 전략을 재편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내각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버터필드 인터브랜드 CSO는 "살아 있는 기업 자산인 브랜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이 기업의 브랜드 전략을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포시즌(Four Seasons)`이던데. 좋은 브랜드의 요건은. 포시즌은 내가 전략을 짠 브랜드는 아니지만 내가 오래 경험한 브랜드다. 포시즌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서비스 브랜드를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훌륭한 제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훌륭한 서 비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 좋은 서비스 브랜드를 만들려면 매일 매시 간 순간마다 기준에 따라 똑같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포시즌 호텔은 몰디브 해변, 홍콩 비즈니스호텔, 이집트 카이로 쇼핑센터 속 호텔, ■ Who is he?

오래된 감옥을 개조한 터키 이스탄불 호텔 등 어디든 서비스가 일정하게 좋다. 이 는 브랜드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다.

레슬리 버터필드(Leslie Butterfield)는 2008년부터 인터브랜드의 그룹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ㆍCSO)를 맡고 있다. 인터브랜드의 전략컨설팅을 총괄함과 동시에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 `포스트 디지털 월 드(The Post Digital World)` `브랜드 정의 모델` 등 인 터브랜드의 다양한 컨설팅 이론과 주요 방법론을 직접 개발 하고 구축했다. 영국 출신인 그는 200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 당시 영국 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 커 맨더 훈장(CBE)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호텔 숙박료를 계산하는데 옆에 미국 신사가 있었다. 포시즌 호텔 직원이 그에게 물었다. "저희 호텔과 보낸 시간들이 즐거우셨나요?" 그 신사 는 "탁월했다(Outstanding)"란 단 한마디 대답을 남겼다. 이런 대답을 들을 수 있 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결코 싶지 않다. 좋은 브랜드는 우연히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브랜드는 서비스 수준을 극도 로 유지할 뿐 아니라 직원 교육과 채용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동시에 고객 행 동을 분석하고 그들의 만족도를 잘 관찰한다. 좋은 브랜드는 결코 요행으로 탄생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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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brand Brand Letter VOL.26

It's New

Q 당신이 강조하는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World Changing Brands)`란 무엇인가. Key models and processes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들은 현 상태에 계속 도전하고 기존에 친숙 했던 점에 계속 의문점을 던진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애틀랜틱(Virgin Atlantic)을 보자. 브랜슨 회장은 영국항공 (British Airways)을 이용하면서 그들의 나태한 서비스에 싫증을 냈다. 그는 `영국항공의 독점을 깨자`, `우리는 그들과 달리 짜릿한 경험을 준다`라는 식으로 브랜드 전략을 펼쳐 결국 성공했다. 이처럼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들은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기회를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잘 잡아낸다. 그리고 얼마든지 브랜드를 통 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상상력과 기업가정신, 현실에

인터브랜드의 컨설팅 방법론과 모델을 담은 Brand Toolbox

대한 불만 등이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들에서 나오는 공통점이다. Q 요즘 관심을 기울이는 브랜드 전략 부문이 있다면. 인터브랜드가 최근 중시 여기는 것이 바로 디지털 전략이다. 무엇

Q 그렇다면 당신은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였던 `버진애틀랜틱`에

을 소통할지보다 어떻게 소통할지가 더 중요하다. 메르세데스 벤

떻게 맞서라고 영국항공에 조언했나.

츠는 프리미엄 1위 자동차였지만 2006년 BMW에, 지난해 아우디

당시 영국항공은 사람들이 자사 항공사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 믿

에 밀렸다. 벤츠 브랜드는 고객들에게 무겁고 폐쇄적인 느낌을 줬

고 있었다. 영국항공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항공사이기 때문에 버

다. 이에 카탈로그 수준이었던 웹사이트를 브랜드 경험을 체험할

진애틀랜틱이나 라이언에어, 이지젯 등과 가격 경쟁력을 펼치긴

수 있는 곳으로 바꿨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불가능했다. 나는 영국항공에 그들과 경쟁하지 말고 영국항공을

활용토록 했다. 그리고 벤츠의 고성능 제품군인 AMG 오너들의

더 특별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영국항공은 라이언에어처럼 고

인터넷 클럽을 강화해 그들의 로열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

객을 막 대하지도 않고, 전 세계를 상대하는 프리미엄 항공사`란

처럼 디지털은 기업들에 환상적인 브랜드 전략 기회를 준다. 기업

인식을 고객에게 심기 위해 노력했다.

들은 디지털의 개방성을 통해 사람들을 얼마든지 자신의 브랜드 직원들이 공항터미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최선

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을 다하는, 완벽할 순 없어도 최선을 다하는 곳이란 브랜드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기 위해 노력했다.

Q 저성장 기조에 따라 기업들이 브랜드 전략에 대한 투자에 소홀 해지지 않겠나. 브랜드는 이름이나 이미지가 아니다. 인터브랜드는 브랜드를 `살

평면 침대보단 인간미(human touch)를 강조하기로 한 것이다. 인

아 있는 기업 자산(living business asset)`이라 정의한다. 기업들

종과 좌석등급에 상관없이 모든 고객을 동등하게 대하라고 요구

은 자신의 자산에 투자해야 되는지에 대해 토론하지 않는다. 투자

했다. 영국항공에 가장 중요한 고객은 `영국인 사업가`였다. 기존

가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가 소홀해지면 하루 이틀

의 문화적 인종차별이나 오만함을 당장 멈추라고 조언했다. 별 대

만에 나타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리스크가 드러난다. 이

단치 않은 전략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영국항공을 변하

는 고객과의 관계와 소통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좋은

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몇 단어 안 되는 슬로건, 브랜드 전략이 회

비즈니스 성과를 위해서라도 브랜드에 투자를 해야 한다. 강력한

사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꿔버리기도 한다.

브랜드는 그 자체가 곧 강력한 비즈니스이자 기업이 충성 고객을

(글. 차윤탁 기자/사진.박상선 기자)

오랜 기간 붙잡아둘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기사는 2013년 7월 6일자 매일경제 지면에 게재된 것을 편집하여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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